여행

종로 YMCA 수영장

네줄타기 2024. 3. 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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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역 인근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 수영장이 있다. YMCA. 홈페이지도 찾기 힘들고 직접 방문한지 않으면 프로그램도 알 길이 없다. 수영을 하겠다고 사무실 근처를 뒤지다 나도 우연찮게 찾게 되었는데 꽤나 인상 깊은 장소다. 

우선 건물이 굉장히 낡았다. 1967년에 준공 되었다고 하며 내가 거기 수영장을 다닌다고 하니 몇몇 중년분들이 본인 어렸을 때 거기서 수영을 배웠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어떤 이들에게는 추억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다만 체육 시설은 최근에 리모델링을 크게 한 번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단 사물함은 상태가 좋다. 그 외에는 정말 과거로 온 느낌이 들 정도로 오래되었는데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수영장 계단이다. 사진이 없어서 아쉽다. 수영장은 습기때문에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다. 그게 계단에 끊임없이 떨어지면서 계단이 울퉁불퉁하게 파여있다. 떨어지는 물이 바위도 뚫는다더니 진짜 그렇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수영장 한 쪽 끝 깊이가 무려 3미터다. 발이 닿지 않는 곳에서 처음으로 수영을 해봤는데 강습을 받으면서 하니 물 공포증은 심하게 오지 않았다. 깊은 물에 적응하고 싶은 분들께는 추천할만 하다.

그리고 강사분들도 친절하다. 비록 몇 분 만나진 못 했지만 요즘 수영장들 강사 못 구해서 난리라고 하던데 여긴 그래도 프리랜서가 아닌 YMCA에 소속되어 강의를 하시는 분 같은 느낌이 들었다. 6개월 남짓 다니면서 아직 한 분도 강사가 바뀌지 않은 것을 보면 처우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레인이 4개 뿐이라 두 분의 강사님이 초/중/고급/연수레인을 모두 봐주고 계시지만 배우기에 부족함은 전혀 없다.

불편한 점으로는 수질이 있다. 보통의 수영장은 밤 사이 물을 한 번 걸러주는 것으로 알고 있고 요즘은 많은 수영장들이 소금을 전기분해 해서 염소 성분을 발생시켜 소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긴 오래되어 그런지 계속 락스를 추가로 붓는 느낌이다. 최근 6개월간 두 번째 휴관을 하여 수질개선을 한다고 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여과 과정을 외부 펌프를 통해 수동으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이 더러운 것보다는 락스 농도가 높아서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이 더 불편하다. 그리고 수건을 딱 한 장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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