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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듄(책 + 파트 1 + 파트 2) // 스포일러 없음
    2024. 3. 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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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은 듄과 함께였다. 지인 중 한 명이 듄 파트 2를 같이 보러 가자고 하길래 "1편도 안 봤는데?" 했더니 그럼 보고 와라 하여 웨이브에서 결제를 했다. 사놓고 언제 보지 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에서 누군가 책이 더 재밌다는 얘기를 하길래 찾아보니 원작이 무려 6권이나 되는 방대한 소설이었다. 그것도 1권부터 900페이지가 넘는, 책 무게만 1.5키로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길이를 자랑한다. 무게의 압박도 있지만 워낙 주석이 많아 전자책으로 보면 찾아보기가 쉽다는 말에 1권만 전자책으로 구입했다. 그리고 이런 코멘트도 봤다 "책은 내용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걸 언제 다 읽지가 아니라 '아직 이만큼이나 읽을 내용이 남았네?'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나도 그런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듄 1권은 1965년에 출판되었고 당시에도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평에 따르면 완전히 새로운, 그럼직한 생태계를 고안해 그 안에서 사건들이 벌어지는 최초의 SF 소설이라고 한다. 고대에는 듄, 현재는 아라키스라 불리는 행성은 사막으로 이루어져있지만 그 안에 다양한 생명체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 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 뭘 먹고 사는지 등등 작가는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심지어 책 말미에 듄의 생태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준다. 이런 설정들이 현대의 SF 소설이나 영화만큼 상상력을 자극하는지는 않는다. 아마도 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도 이후에 많이 출시 되었을테고 나도 알게 모르게 많이 소비를 했을테니까. 그럼에도 이 소설이 재밌는 이유는 정치극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그랬지 무협지는 로맨스라고. 무협지는 무림을 배경으로 한 사랑 얘기고 듄은 미래의 머나먼 행성을 배경으로 한 정치극이다.

    속임수 안에 속임수가 있고 그 안에 또 속임수가 있다.

    실제로 많이 나오는 말이기도 하고 이런 식의 전개가 많다. 속이려고 한 걸 상대가 알고 그걸 나도 알거라고 생각하고..뱅글뱅글. 예전 책이라 그런지 스타일이 꽤 올드하다. 책과 파트 1까지를 설명해주는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SF 작가들 사이에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다 하고 있다고 한다. 첫 번 째가 주석을 달지말라인데 이 책은 초반에 주석이 쏟아진다. 자기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고 그걸 설명까지 해주고 있다. 그것도 엄청나게 두꺼운 책의 맨 뒤에서. 두 번째는 챕터 앞에 시 같은 걸 쓰지 말라는 것이란다. 근데 이 책은 매 챕터마다 경전을 써놨다. 그리고 그 경전의 구절들이 그 챕터의 내용을 미리 다 알려준다. 거장이니까 그래도 되는 것이고 그러고도 성공하니까 거장이겠지. 

    책을 절반 정도 읽고 영화 파트 1을 봤다. 해리포터 책을 읽고 영화를 봤을 때의 그 감격을 기대했으나 사실 파트 1은 다소 실망이었다. 사막을 아름답고 웅장하게 표현한 것은 좋았지만 드니 빌뇌브 감독의 스타일이 너무 심하게 묻어나 스토리가 진행이 하나도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아마 내가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으니 속도가 느리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책으로 돌아와 1권을 마지막까지 다 읽은 뒤 파트 2를 봤고,

    크게 감동했다.

    스크린엑스로 봐서 더 몰입도가 높았고 감독이 다소 남발하는 사운드인 "뿌앙~ 뿌앙~" 마저도 웅장한 사막 장면과 잘 어울렸다.

    요지는 1. 듄은 정치 드라마다 2. 그래도 SF적 요소가 매우 흥미롭다 3. 책을 보고 영화를 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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