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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마스터 클래스책 2024. 4. 2. 12:50반응형
나는 뭐든 책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내가 공부하려는 것들이 동영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을 찾기도 힘들거니와 책을 사서 소장해야 내가 뭘 공부했는지 주제라도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물론 요즘엔 책장이 비좁아 전자책도 꽤 구매하고 있어 제목만이라도 기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이렇게 스스로를 위한 독후감을 쓰려고 한다.
루 브라이슨
1995년부터 전업 작가로 맥주와 증류주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1996년부터 2015년까지 〈Whisky Advocate〉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Daily Beast〉의 수석 음료 작가이며 ScotchWhisky.com, 〈Artisan Spirit〉, 〈Bourbon+〉에도 글을 기고하고 있다. 세계 위스키의 역사와 제조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한 『Tasting Whiskey』의 저자다. Stackpole Books에서 출판한 지역 맥주 양조장 가이드북 4권을 저술했다. <출처: 예스24>
출처: www.paspiritsconvention.com 술에 진심인 분인가보다. 복부비만, 붉은 얼굴, 행복한 표정까지 완벽하다. 미국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책에 아메리칸 위스키도 많이 등장한다. 책은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게 적당한 선에서 위스키를 본격적으로 즐겨보려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위스키란
우선 Whiskey일까 Whisky일까? 대체로 미국과 아일랜드에서는 e가 들어가고 나머지 나라에서는 e를 빼고 쓰는 경우가 많다. 누가 원조냐의 싸움이었는데 요즘 세상에선 의미가 없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그럼 위스키는 무엇인가? "위스키는 발효된 곡물로 만든 술을 증류하고 나무통에 넣어 숙성한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사탕수수로 만든 럼이나 아가베 선인장으로 만든 데킬라는 위스키가 아니다.
그렇다고 쌀로 만든 소주를 나무통에 넣어 숙성을 한다고 주요 위스키 생산국에서 위스키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닐텐데.5 대장
요즘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위스키 생산지는 다섯 군데이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캐나다, 미국, 일본이다. 인도가 굉장히 큰 시장이고 당연하게도 인도 위스키의 판매량도 많지만 그다지 인정을 받고 있진 않다. 그리고 최근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발란 증류소가 대만에 있긴 하지만 아직 대만도 대장급이 되기엔 부족하다. 당연하게도 종주국인 스코틀랜드가 판매량도 1위이고 유명한 브랜드도 가장 많다.
재료
요즘 유행하는 싱글 몰트 위스키는 몰트 즉 보리와 맥아를 재료로 만든다. 그 외에 밀, 호밀, 등을 섞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몰트 위스키라고 부르지 않는다. 미국의 버번은 옥수수가 주재료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1. 싱글 몰트: 보리와 맥아 이외의 곡물을 넣지 않고 증류한 한 종류의 원액을 병입한 것(도수 조절을 위해 물은 선택적으로 섞을 수 있다.)
2. 싱글 그레인: 위와 같으나 보리 이외의 곡물 사용 가능
3. 블렌디드 몰트: 싱글 몰트 위스키를 두 개 이상 섞은 것
4. 블렌디드 위스키: 싱글몰트, 싱글 그레인 위스키를 두 개 이상 섞은 것
5. 버번: 주로 옥수수와 호밀로 만든 전혀 다른 스타일의 미국 술
생산공정
어차피 직접 만들어 마실 것은 아니니 간단하게 알아보면 1. 곡물을 갈아서 2. 물에 섞어 끓여서 식힌 뒤 3. 효모를 넣어 발효하고 4. 그걸 증류한 다음 5. 나무통에 넣어 숙성시키면 끝이다. (3번까지 된 상태에서 마시면 생맥주다.) 곡물의 종류에 따른 맛의 차이는 확연한 반면 효모에서 오는 차이는 크지 않은지 아직 효모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그나마 포로지스(Four Roses) 버번을 만드는 증류소가 시그램 소유였을 때부터 다양한 효모를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일본의 기린 소유이다.)
캐스크(배럴)
위스키 맛의 60-70%는 나무에서 나온다. 그리고 대부분의 위스키는 오크통(참나무)으로 숙성된다. 이유로는 1. 미국산 위스키는 규정상 새 오크통을 딱 한 번만 사용해야 하고 재활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중고로 나오는 오크통이 많다. 그 외에 셰리와인, 포트와인도 마찬가지다. 2. 술 숙성에는 참나무가 적합하다. 방수가 되고 자체적으로 맛있는 향미가 우러나기 때문이다. 맥캘란 증류소의 전 master of wood였던 스튜어트 맥퍼슨에 따르면(나도 누군진 모른다) "그 전에 담은 술의 종류보다 나무 자체의 종류와 처리 방법이 향미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하니 오크통은 아무래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배럴 중 요즘 꼭 알아야하는 단어가 바로 미즈나라 오크이다. 일본 위스키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의 물참나무(미즈나라 오크)로 숙성한 위스키들이 굉장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나무는 배럴을 만들 수 있는 성숙기에 도달하는 데 2-5 배의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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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나라는 백단향과 향신료 향을 위스키에 넣는다.블랜딩
여러 원액을 모아서 섞은 블랜디드 위스키뿐만 아니라 싱글몰트 위스키도 대부분 병입 전에 블랜딩을 한다. 같은 원액을 숙성했더라도 숙성장소 내 배럴의 위치, 나무의 특성 등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것조차 하지 않은 병을 Single cask/Single barrel 이라고 부른다. 한 오크통에서 꺼내서 섞지 않고 바로 병에 담았다는 뜻이다. (물은 여전히 추가할 수 있다.)
병입과 여과
위스키는 병에 넣기 전에 몇 가지 여과 단계를 거친다. 숯으로 하기도 하고 필터에 통과시키기도 한다. 그 중 냉각 여과(Chil Filteration)이라는 단계가 있는데 이걸 하지 않는다고 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 (non chil-filtered라고 쓰여진 것들이 그렇다)
위스키에는 단백질이 있는데...
...
위스키를 탁해지게 만든다.
...
이 문제를 피하고자 증류소는 위스키를 냉각 여과할 수 있다. 위스키를 0도 이하로 냉각해서 뿌연 안개를 만든다. 그런 다음 위스키를 패드나 시트를 통과하게 해서 안개 입자들을 걸러낸다. 이제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런데 맛은 어떨까? 풍미가 빠졌을까?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 그리고 알콜 도수 46도 이상으로 병입을 하면 이 안개 입자들이 생기지 않아서 냉각 여과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병에 넣기 전에 물을 탄다. 오크통 속의 원액은 증류소마다 다르긴 해도 사람이 마시기 힘든 고도수가 많다. 그래서 물을 타서 마시기 적당한 도수(40-45도)로 낮추는 것이다. 물론 물을 타지 않고 캐스크에서 바로 꺼내 병입하는 제품들도 많고 이 것을 CS(Cask Strength)라고 부른다.
시음
이제 위스키를 사서 마셔보자.
출처: pixabay 위 사진과 같은 글랜캐런이라는 위스키 전용잔이 있다. 술은 꼭 맞는 잔에 따라서 마셔야 한다. 향미를 즐기는 적합한 구조인 것도 있지만 마시는 양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콜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첫걸음이다.
출처: Pixabay 이런 목이 긴 잔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한 세트 정도는 구비해 놓는 것을 추천한다.
위스키를 가장 잘 마시는 방법은 니트로 마시는 것도, 얼음을 넣어 마시는 것도 칵테일로 마시는 것도 아닌,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시는 것이다. 새로 사귄 친구도 오랜 벗도 좋다. 위스키는 나누면 즐거운이 두 배가 된다. 그리고 위스키를 함께 마시면 마치 동지들끼리 모여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은 좋은 의미의 유대감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는 당신이 위스키를 어떻게 마시는지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저 마시기만 한다면요."
- 지미 러셀(와일드 터키 증류소 마스터 디스틸러)반응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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